[뉴스분석]거침없는 입…‘또 다른 文’ 딜레마

2018-05-02 1



[리포트]
요동치는 한반도 관련 이야기 뉴스분석으로 이어가겠습니다. 하태원 국제부장 나와 있습니다.

분석 키워드 부터 소개해 주시죠?

‘또 다른 文 딜레마’라는 주제를 갖고 왔습니다. 미국에선 문정인 특보를 '또 다른 문'이라고 부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성이 같은데다 외교안보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 탓에 붙여진 별명인데요. 최측근 외교안보 멘토가 이젠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1] 사실 문정인 특보의 거침없는 입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수차례 설화에 그동안 청와대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이제까지는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특보지만 무보수 명예직이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교수 아니냐는 것이 정권 핵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이었죠. 워싱턴에 간 문 특보가 사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자극적인 발언을 해 큰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지만 홍보라인에서 "신중을 기해달라"는 수준의 구두경고를 하는데 그쳤습니다.

송영무 국방장관과는 여러차례 논쟁을 벌였죠.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이렇게 험한 말까지 오갔는데 결국 청와대가 경고장을 보낸 대상은 송장관이었습니다. 사실상 문 특보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질문2]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네요.

한반도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면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적극 차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청와대도 극 신중모드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우리 정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기회를 소중하게 다뤄나가겠습니다. 성실하고 신중히, 그러나 더디지 않게 진척시키겠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문제라는 사안의 민감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겠다는 시도로 비춰질 경우 자칫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 논쟁으로 번질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한 셈입니다.

[질문3]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판문점이 유력한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떠올랐는데. 우리 정부도 환영하는 기색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6.25 전쟁이 끝났다는 선언이죠. 종전선언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곳인 만큼 가장 상징성이 강한 곳이라는 점에서 판문점이 최적지라는 생각입니다.

우리 정부는 판문점에서 남북한과 미국이 공동으로 종전선언을 하는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장 극적인 그림을 만들어 내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설득력 있는 카드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내려왔던 것 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을 둘러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4]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중국을 배제한 채 3자간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셈인가요?

중국이 절대로 피하고자 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은 정전협정의 서명자인 만큼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의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굳이 중국이 참여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평화협정 체결이라면 모를까 전쟁이 끝났다는 선언에 굳이 중국까지 숟가락을 얹는 모양새를 피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하태원 국제부장이었습니다.